“왜! 한국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일본에서 방영 종료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지원해야 하는가?”

<한국콘텐츠진흥원 제작지원 결과에 대한 지적>

이상곤 기자 | cntoynews@naver.com | 입력 2021-08-02 11: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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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가 일본애니메이션을 지원하는_지적에 대한 의견>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국산 애니메이션을 창작・제작하는 36개 기업의 대표자들입니다.
글로벌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저희는 K팝・K무비에 이은 K애니메이션의 진가를 입증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각자 위치에서 부단히 힘쓰면 음악과 영화에서 보여준 우리 민족의 창의력이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높게 인정받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지난 4월 19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국가 예산 5억 원을 일본의 유명 완구기업이 지적재산권(IP)을 소유하고 일본 방송사가 이미 방영 종료한 작품에 지원하기로 하였다는 발표에 크게 실망하였습니다.
분명 모집 공고에는 '국산 애니메이션의 기획 및 창작 제작 지원사업'이라 명시되어 있었는데, 일본에서 방영 종료된 일본 회사 중심의 애니메이션 작품이 걸러지지 않고 1,2차 심사 대상에 올랐고 지원 대상으로 최종 선정되었는지 모두가 의아해할 따름입니다.

방통위의 국산 애니메이션 판정 요건을 갖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대한민국 특허청에 확인해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번에 <국산 애니메이션>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작품의 상표 출원자와 권리자이고, 국내 유통사는 일본의 완구기업사입니다. 작품의 원작권도 일본 완구사와 일본 게임회사가 공동 보유하고 있고, 크리에이티브의 중심이 되는 작가도, 감독도 대부분 일본인입니다. 해당 작품은 2019년 4월 7일~2020년 3월 29일 일본 방송사에서 방영이 완료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같은 작품으로 2021년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사실이 이러하다면, 한국의 공공기금으로 지원하는 게 맞을까요? '일본 콘텐츠진흥원이 할 일을 한국 콘텐츠진흥원이 대신한다'라는 비난이 잘못된 지적입니까?

누가 더 잘하고, 어떤 작품이 더 우수했는지, 심사 점수의 높고 낮음이 어떠했는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탈락한 자의 반발은 결코 아니고, 특정 기업에 대한 비난은 더더욱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국산 콘텐츠 지원 예산이 어떻게 일본에서 방영이 완료된 일본 중심의 콘텐츠에 대한 제작 지원에 쓰이는 것으로 결정되었는지,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국산' '토종' '한국'을 표방하는 우리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이 허탈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 우리의 정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의 든든한 지원자이자 후원자였습니다. 공공의 뒷받침에 힘입어 우리 애니메이션 기업들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세계 속의 한국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왔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모든 지원 사업은 '콘텐츠 산업의 육성을 통한 국가 경쟁력의 도모, 콘텐츠 산업 지원체계 마련을 통한 국가 경제 기여'라는 설립 목적에 부합해야 합니다. 국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창작 회사들과 종사자들이 수긍하고, 정부의 지원 제도에 힘입어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금번의 '희한한'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도 면밀한 재검토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명확한 기준 수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만일 그러하지 않는다면, 당장의 후유증과 부작용이 심각할 것임은 물론,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역사에 부끄러운 사건으로 기록되어 두고두고 놀림거리가 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됩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 콘텐츠를 지원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저희는 본 질의를 통해 관계 기관의 해명과 함께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7월 5일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을 염원하는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 36개 기업의 대표자 일동

(가나다순) 38도씨 신태식대표, 도파라 이희승대표, 달고나엔터테인먼트 김강덕대표, 두루픽스 김현수대표, 락엔터 윤준석대표, 로커스 홍성호대표, 마로스튜디오 박일호대표, 모스테입스 김재희대표, 모팩 장성호대표, 빈스튜디오스 이건우대표, 사이드나인 이진훈대표, 삼지애니메이션 김수훈대표, 스튜디오쉘터 양정우대표, 아이스크림 최병선대표, 아리모아 계영진대표, 아슈비아 만화영화 푸로덕슌 원종식대표, 스튜디오미로 이춘백대표, 스튜디오더블유바바 이홍주대표, 스튜디오애니멀 조경훈대표, 스튜디오홀호리 서석준대표, 씬애니메이션 김완수대표, 아트플러스엠 서동원대표, 연필과 지우개 정일대표, 오돌또기 오성윤대표, 유니드캐릭터 송민수대표, 지금이아니면안돼 장형윤대표, 잭스트리 이원철대표, 채널봄 송승연대표, 캐리소프트 박창신대표, 크레이지버드 허선대표, 홍당무 강호양대표, 픽스트랜드 임도영대표, 플롯 박성배대표, 칵테일미디어 정현대표, 크리스피 손대균대표, 크리에이티브섬 조혜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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