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오플레이, 편도 28시간… 동티모르 오지 마을 돌며 아동 봉사활동
이상곤 기자
cntoynews@naver.com | 2026-08-20 16:44:13
㈜엑스오플레이(대표 박세원)가 지난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동티모르에서 아동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는 대한민국 의료진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과 함께 팀을 이뤄 진행됐으며, 의료봉사단이 진료를 맡고 엑스오플레이는 동티모르 아동 대상 완구 기부와 함께 놀이 프로그램을 담당했다.
이 봉사단의 해외봉사는 올해로 14년째로, 그동안 라오스, 몽골, 캄보디아, 미크로네시아 추크 제도 등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매년 찾아갔고, 올해 목적지가 동티모르였다.
동티모르는 한국에서 가는 직항 편이 없다. 경유 편도 손에 꼽을 만큼 적어 이동에만 편도 28시간, 무박 2일이 걸렸다. 봉사단은 도착 직후부터 사흘간 수도 딜리에서 멀리 떨어진 오지 마을들을 차례로 이동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이들의 첫 반응이었다. 완구를 받아 든 아이들 대부분이 완구를 가져본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전달에 그치지 않았다. 즉석카메라를 이용한 사진촬영 이벤트를 결합해, 현장에서 찍은 자기 사진을 넣은 나만의 포토카드 탑로더 키링을 만드는 DIY 공예 활동을 여러 개의 스테이션으로 나누어 운영했다.
아이들은 다양한 꾸미기 용품과 스티커를 이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 물건을 완성했다. 야외에서는 완구를 활용한 단체 레크리에이션이 이어졌다.
박세원 대표는 "예년보다 힘든 일정이었지만 그만큼 값졌다. 주고 온 것보다 받아온 것이 훨씬 많아서, 내년에도 동티모르를 다시 찾아 돌려주고 오려 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동티모르 현지에서 확인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물을 꼽았다. 방문한 마을마다 마실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다.
엑스오플레이는 앞으로 완구 기부 및 봉사활동에 더해 동티모르 식수난 해결을 위한 우물 조성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향후 1년간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적립해 동티모르 본섬과 인근 도서 지역을 포함한 총 3곳에 우물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가 잘 모르는 나라, 그러나 우리를 아주 잘 아는 나라
한국에서 동티모르는 여전히 낯선 나라다. 그러나 동티모르에서 한국은 대단히 유명한 나라다. 특이한 것은 그 이유다. 다른 나라들처럼 K-팝이나 K-드라마로 알려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독립을 도와준 고마운 나라로 기억되고 있다.
시작은 1999년이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 문제를 정상 의제로 올리는 데 앞장섰고, 미국과 일본을 설득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이끌어냈다. 인도네시아 강점 24년간 국제사회의 관심 밖에 놓여 있던 사안이었다. 같은 해 8월 30일 치러진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투표 관리를 맡은 선거관리위원 가운데 한 사람도 한국인 손봉숙 박사였다. 그는 2001년 제헌의회 선거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아 동티모르의 독립과 정부 수립 과정에 참여했다.
이후 한국은 상록수부대를 파병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간 연인원 3,000여 명이 치안 유지와 국경 통제, 난민 호송, 의료·공병 지원을 수행했고, 현지 주민들은 이들을 '말라이 무띤(다국적군의 왕)'이라 불렀다. 그 과정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장병 5명이 순직하는 희생도 있었다. 2022년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이들 5명에게 공로훈장을 수여했다.
인연은 축구로도 이어졌다. 한국인 김신환 감독이 2003년 현지에서 유소년 축구팀을 창단해 이듬해 국제 대회 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었고, 이 실화는 영화 〈맨발의 꿈〉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그리고 지난 7월, 동티모르 U-12 대표팀이 충남 보령에서 열린 '2026 보령 JS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 40개 팀을 제치고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동티모르 아이들이 다시 한국 땅에서 역사를 쓴 것이다.
즉, 동티모르는 개국 이후 지금까지 한국과 신뢰의 역사를 쌓아온 나라다. 다만 그 사실을 한국 쪽에서 더 모르고 있을 뿐이다.
#한국 완구업계가 할 수 있는 일
이병우 한국완구협회 회장은 "동티모르는 인구의 상당수가 아동·청소년인 젊은 나라이지만,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배우고 자랄 기회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라며 "우리 장병들이 지켜낸 나라의 아이들에게, 이제는 한국의 완구가 웃음을 전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완구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아이의 첫 사회 경험이자 정서 발달의 도구"라며 "묵묵히 선행을 이어온 회원사의 발걸음에 협회도 힘을 보태, 동티모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아동을 위한 완구 나눔과 놀이 교육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완구신문 / 이상곤 기자 cntoy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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